행동파가 되고 싶은 김희수의 Names of Beauty

November 22, 2016

 

희수 씨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살면서 저에게서 발산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시선을 제가 아름다움을 느꼈던 순간으로 돌려봤어요. 그러고 보니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낸 기억조차도 많지 않더라고요. 보통은 예쁘다, 분위기 있다는 표현에서 그칠 뿐이었죠.

  

그러다 문득 어떤 영화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한 기억이 떠올랐어요. ‘아가씨’라는 영화였는데요. 그들의 행위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어요. 그토록 아름다운 성性 묘사는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나 성은 제가 느낀 아름다움과는 관련이 없어요.

  

제가 이 영화를 아름답게 본 이유는 그들의 행위에 진심이 담겨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동성애는 아직 사회에서 터부시되는 것들 중 하나잖아요.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른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그들의 마음에만 집중하거든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였기에 아름다웠던 거죠.

  

생각을 좀 더 넓혀 일반적으로 아름답다는 말을 쓰는 경우를 생각해봤는데요. 보통 엄마가 아이를 낳을 때도 아름답다고 하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부합해요. 출산 시에 따르는 많은 고통과 위험요소들이 있는데, 엄마는 아이를 향한 진심만으로 그것들을 모두 감내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출산의 행위를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무언가 아름답기 위해서는 진심이 담겨있어야 하는 거군요.

  

네. 흔히 아름다움을 말할 때 예쁨이란 단어와 연관을 짓잖아요. 그래서 연예인들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에게 예쁨은 아름다움을 설명하기엔 불충분한 단어예요. 아름답기 위해선 예쁨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단지 ‘예쁜’ 연예인에게 아름답다라는 말을 쉽게 붙이지 않는 편인데요. 아름다움과 가까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떠오르는 연예인이 한 명 있더라고요. 이름을 밝히고 싶지는 않은데, 그 분을 아름답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녀의 외모나 행실 혹은 마음씨가 예뻐서가 아니라 자기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그 분을 전에 가까이 지내며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요. 옆에서 봐도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취향이 확고했어요. 남들에게 예쁨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만의 향기를 내뿜는 거죠. 사람들은 이를 보고 예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것이 예쁨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연예인이란 직업이 사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이잖아요. 하지만 제가 느낀 그 사람은 남들의 기준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자신이 믿는 대로 행동했거든요. 스스로에 대한 진심이랄까요. 그렇기 때문에 예쁘다라는 말보다 아름답다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러한 아름다움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신 적이 있나요?

  

흠... 떠오르는 게 있긴 한데, 이것이 저를 아름다움으로 데려다 줄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 자존감이 너무 낮았어요. 다른 친구들에게 쉽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고, 뭐랄까 저에게서는 빛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자존감이 낮으니 당연히 자신감도 점점 줄어들었고요.

  

그래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시작한 습관이 있는데요. 거울을 보며 ‘너는 예뻐’, ‘너는 정말로 사랑스러워’ 이런 좋은 얘기들을 스스로에게 매일 했어요. (웃음) 1년 동안 꾸준히 했는데 신기하게도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객관적으로 예쁜 사람이 정말 많지만 아직도 저는 제 자신이 그들보다 더 아름답다 생각하려고 해요. 스스로를 사랑해야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고, 그것이야 말로 아름다움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믿거든요.

 

얘기하면서 생각난 게 더 있는데요. 아직 아름다움에 대해 명쾌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지만 아름다움과 관련된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예쁨을 중요시하는 그룹에게는 별로 다가가고 싶지 않은 반면 아름다움 쪽에 있는 사람들 곁에는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거든요. 그들에게는 외적인 요소가 우선순위가 아니에요. 저에게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더 예뻐 보이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감사합니다. 혹시 아름다움에 대해 더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인터뷰를 하면서 아름다움이 좀 더 선명해진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도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계속 정의해보고 싶어 졌는데요.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리하자면 결국 사랑이 있을 때 아름다움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무언가 아름답기 위해서 진심이 담겨야 한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 진심 중에서도 사랑만한 진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아요. 타인과 사회가 규정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여쭤볼게요. 지금이 희수 씨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어떤 말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마지막이라니 의미 있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웃음) 음… 지금 내게 있는 것들 그대로를 사랑한다면 아름다움에 둘러 쌓여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을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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