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 여행하는 양승윤의 Names of Beauty

November 15, 2016

 

승윤 씨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평소에도 Names of Beauty를 보면서 다양한 분들이 말씀해주신 아름다움에 대해 읽어보고 공감도 많이 했는데요. 막상 저만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답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저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한 사람의 가치관, 행동, 혹은 마음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변화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표현이 애매한 것 같아 제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볼까 해요.

  

항공사에서 객실승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직업은 아니었어요. 고등학생 때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죠. 그러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승무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이게 저에겐 커다란 영향을 미쳤어요.

  

뜻하지 않게 봤지만 넋을 놓고 집중했죠. 그 직업을 갖게 된 제 모습을 상상하니 떨리기도 했고요. 웃기지만 그 순간 이후 제 삶은 많이 변화됐어요. 전에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오는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었죠. 물론 그 평범함이 문제는 아니에요. 단지 그 평범함을 마냥 따르는 데에 대한 적절한 이유나 생각이 없었던 게 문제였어요.

  

하지만 그 순간 이후 사람이 의욕적으로 변하더라고요. 매일같이 도서관에 가서 승무원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정보도 모으면서 모든 순간을 한 가지에 몰두했던 것 같아요. 인간은 관성의 법칙을 따르기 마련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욱 극적이었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바라던 승무원이 되었지만 물론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는 있어요. 그럴 때마다 당시의 제 모습을 생각하면 큰 힘이 돼요.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열정을 갖고 하루하루 살아갔던 그 때가 아름다움이란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순간이네요.

  

아름다운 순간을 거쳐 꿈꾸던 일을 하게 된 지금은 어떤가요.

  

솔직히 말하자면 아름답기만 하고 좋을 수만은 없더라고요. (웃음)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승무원이란 직업도 내면에는 힘든 순간도 정말 많아요. 우아한 백조도 물 속에선 발버둥을 치듯이 겉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거든요.

  

사람이 좋아서 하게 된 일이기도 하지만 서비스직이다 보니 사람으로부터 받는 상처가 많아요. 시차도 자주 바뀌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고요. 전에도 막연히 알고 있긴 했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달랐어요.

  

이상과 현실이 일치하는 게 쉽지만은 않죠. 그래서 꿈에 도달하니 기대하던 아름다움이 소실됐다고 할 수도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게 꿈을 줬고 저를 변화시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일은 제게 충분한 의미를 가져요. 말씀 드렸듯이 여전히 그 시절은 저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꿈과 현실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이 제가 이 일을 사랑한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진 못해요.

  

오히려 일을 하면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해요. 낯선 나라에 도착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새로움으로 다가오거든요.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더라도 다른 문화에 던져지면 자신과 다른 사람이 무수히 많다는 걸 깨닫게 되잖아요.

  

이렇게 새로움을 오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아요. 타성에 젖어 있다가도 새로움을 경험하면 무언가 깨닫게 되죠. 이 깨달음을 통해 제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해요.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시는 편인가요?

  

스스로 아름다워지기 위한 노력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친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 진로박람회를 개최해 초청된 적이 있는데요. 승무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어요.

 

강연을 하며 진지한 눈빛으로 질문도 하고 경청해주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제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느꼈던 아름다움을 그 친구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선을 다하고 왔네요.

  

스스로 변화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남을 도와 그들이 변하도록 도와주는 일도 보람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름다움이 확산되는 느낌이었거든요. 이런 노력이 계속되면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새로움을 느끼고 변화하는 과정이 아름답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럼에도 익숙함의 가치를 잊지 않았으면 해요. 어찌됐든 우리 삶은 익숙함을 기반으로 쌓아가는 거잖아요. 익숙함을 토대로 새로움이라는 경험을 얹어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울 것 같아요.

 

* 양승윤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syoon_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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