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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행복한 김원형의 Names of Beauty

November 1, 2016

 

원형 씨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다들 그렇겠지만 추상적인 것을 정의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었어요. 게다가 생각을 할수록 아름다움은 정말인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더라고요. 풍경을 보고도 아름답다 할 수 있고, 그림을 보고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잖아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일단은 저 자신만의 아름다움이 뭔지 생각해봤어요.

  

저에게 큰 영감을 주고 가장 여운이 긴 아름다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에요. 조금 더 구체화하자면 배려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목적이 있어서가 아닌 순수한 이타심 혹은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 같은 거요.

  

다양한 아름다움 중에서도 배려와 같은 것들에 큰 가치를 두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모든 사람에 있어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더 와 닿는 아름다움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움 속에는 한 사람의 가치관이 녹아있다고 보거든요. 무언가를 중요하게 느끼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오래 간직하게 되는 거죠. 어떤 미술작품에 많은 사람들이 압도당할 수도 있지만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예요.

  

저에 있어 으뜸가는 가치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나오는 배려예요. 평소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기도 하고 노력도 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어요.

  

실제로 아름다움을 느꼈던 순간을 생각해봤는데요. 가끔 집에 있는 선물들을 보고 있으면 그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요. 여행 다녀온 친구들이 사온 선물들이 특히 그래요. 자신들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저를 생각해준 그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거든요.

  

하나 더 있는데요. 이건 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예요. 아무래도 군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웃음) 야간행군을 할 때였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눈보라 치는 겨울날 새벽 내내 산 속에서 행군을 하니 극한의 상황까지 가더라고요.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간다는 느낌을 그 때 처음 느껴봤어요.

  

거기다 산 중턱이고 우린 계속 걸어야 하는데 힘이 나기는커녕 한 발자국도 떼기 어렵더라고요. 뭐라도 먹어야 살 거 같았는데 제겐 아무것도 없었죠. 제 옆에 가던 분은 먹을 걸 챙겼었는데 차마 달라고 하지 못했어요. 제가 후임이기도 했고.

 

그런데 그 때 먼저 먹을 걸 선뜻 건네면서 먹고 힘내라고 해주더라고요. 모르시는 분들은 이게 우스울 수도 있는데, 당시 저에겐 너무나도 고마운 순간이었어요. 결국 그걸 먹고 기운 내서 끝까지 무사히 도착 할 수 있었고요. 아직도 그 선임은 제 기억 속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아있어요.

  

그렇다면 원형 씨는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 편인가요?

  

항상 마음에 새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거예요. 정말로 저는 작은 것에부터 감사하면 나중에 큰 것으로 돌아온다고 믿어요. 평소에 어떤 것이든 나에게 영감이 된다고 생각해서 감사한다는 말을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가끔은 사람들에게 이게 뭐가 고마운 거냐는 말을 듣기도 하구요.

  

감사할 줄 안다는 건 그 사람의 행동의 의미를 알고,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타인의 배려의 의미를 이해하면 나중에 저도 그걸 실천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첫 번째 방법인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많이 웃는 거에요. 요새 ‘네 감정에 솔직해라’, ‘너답게 살아라’ 이런 말이나 강연들이 많잖아요.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적어도 인간관계에서는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욕하고 싶으면 욕하고 비난하고 싶으면 무턱대고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요.

  

짜증나거나 불쾌한 상황이 생겨도 여유를 가지고 웃어 넘길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불쾌한 감정들을 그대로 표출해버리면 순간은 시원하지만 나중에 더 나쁘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잠깐 웃어 넘기면서 시간이 지나 감정이 좀 가라앉으면, 그때 솔직한 마음을 공유하거나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게 현명하다고 믿어요. 그렇다고 매번 속없이 웃는 다던지 그런 것이 아니라 웃어 넘김으로써 상황 혹은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려 노력하는 거죠. 웃는 것도 하나의 배려이고 노력이거든요.

  

그렇게 배려하는 과정을 배우면서 가장 참고가 되는 사람은 어떤 분이신가요? 롤모델 이랄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질문을 받으면 아마 같은 생각을 하실 텐데, 저는 가족이 먼저 떠오르네요. 가족 중에서도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분은 할머니, 할아버지예요. 그 분 들은 늘 저를 생각해주시고 사랑을 주세요.

 

벌써 10년도 넘은 일인데요. 할머니께서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셔서 제게 좋은 일이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종교는 없으시지만 매일마다 저를 위해 또 가족을 위해서 그저 바라고 기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그런 사랑을 주신다는 게 늘 행복하고 감사해요.

 

또 두 분 모두 정말 검소하시거든요. 심지어 저녁에도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불을 끄고 생활하세요. 전 그게 가끔 좀 슬프기도 한데요. 이미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이고 자식들도 너무나 잘 키우셨으니까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더 생각하셔도 될 것 같은데 여전히 저희를 아끼시고 위해주시니까요. 아직까지도 찾아 뵈면 항상 만 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챙겨주세요. 두 분에겐 그게 소박한 즐거움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감사하고 더욱 잘 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만약 이런 배려들을 못 느끼고 살아간다면 세상이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모른체하고 나 혼자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의미 없는 삶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할머니, 할아버지께 꼭 전화를 드려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제 목소리만 들어도 크게 좋아하시는 두 분들의 그 배려와 사랑에 보답하고 싶거든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음, 제게 아름다움은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런 삶의 출발은 스스로의 변화로부터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먼저 아름다워져야 주변이 아름다워질 테니까요. 돌아보면 제 자신이 먼저 베풀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것을 바라는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스스로 다짐을 하자면, 주변 사람은 물론이고 처음 마주하는 사람일지라도 항상 배려하며 살고 싶어요. 나아가서, 아무도 제 행동을 몰라봐 주고 관심이 없더라도 사람들에게 항상 저만의 따뜻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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