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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고픈 오지영의 Names of Beauty

August 19, 2016

 

지영 씨는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어로 표현하자면, 그건 ‘살아있음’이 될 것 같아요. 어찌됐건 살아 있어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고 다른 이를 만난다든지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도 내가 죽고 나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살아있어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아름다움이란 곧 살아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서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무엇보다 나의 ‘살아있음’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저에게는 늘 그렇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내가 살아 있고 나서 그 뒤에 온갖 아름다운 것들의 살아있음이 필요한 거죠. 아름다움이란 결국 내가 없이는 느낄 수 없는 거니까요.

  

단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걸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특별한 맥락을 가지고 계신가요.

  

처음엔 제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파편화되어서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요. 실은 나름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바로 사랑이요. 저에겐 사랑에 대한 에너지가 굉장히 큰데, 일반적으로 그건 한 사람을 향하는 것이거든요. 만약 이걸 다 쏟아 붓는다면 그걸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이 커서 (웃음) 그걸 좀 나눌만한 것들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이 죽으면 나도 죽는 거니까, 서로 사는 길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요새는 인류에 대한 사랑을 호소하는 말을 자주 듣잖아요. 거리에서나 TV에서나요. 제가 말하는 사랑은 반드시 그런 범위까지 포함하는 건 아니고 일단은 진지하게 한 사람을 애정하고 갈구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다른 사랑은 따라오는 것 같아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원리랄까. (웃음)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결국엔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내 앞의 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세상을 사랑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최근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역시 연애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지금 남자친구를 만난 건 참 우연한 일이었어요. 연애에 대해서 별로 기대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연애거든요.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걸 하다보면 보너스 게임처럼 무수한 별이나 동전이 있어서 그걸 막 먹기만 해도 되는 구간이 나와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는 그게 지금의 제 인생인 것만 같아요. 별만 먹는 느낌이요. 그분 덕에 인생의 보너스를 사는 기분이 들거든요. 너무 감사하죠.

  

물론 사람인지라 늘 좋은 것만 나눌 수는 없죠. 애증을 동시에 주는 게 연애지 않겠어요? 미운 정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렇게 다투고 화해하면서 지내는 거예요. 요새는 왜 혼자 살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난다고 들었어요. 연애에 관심 없이 반려동물들이랑 같이 산다든지 하는 분들이 많다고. 물론 그것도 좋지만 그래도 저는 사랑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엉망진창이 되고 산산조각이 날지라도 깊은 사랑에 한번 빠져도 보는 거죠. 산다면.

  

우리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도 문득 여쭤보고 싶어지네요. 지영 씨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 단어로 정의해본다면.

 

영원이요. 영원한 사랑을 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 지금껏 몇 번의 연애가 있었고 그게 끝나기도 했지만, 사실 연애가 끝난다고 해서 그간의 모든 사랑이 끝나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관계가 끝나더라도 그분들과 나눴던 시간의 흔적이 제게 남아서 저를 그 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거예요.

 

말하자면 온전한 저는, 지난 연애의 잔재를 모두 포함한 인간인거죠. 그런 식으로 사랑은 없어지지 않고 끝까지 남는 무엇 같아요. 제가 죽더라도 제 사랑의 흔적은 여전히 남게 될 거예요. 그게 DNA든, 연애하며 주고받은 이야기든 사랑은 영원히 남아 있는 거죠.

 

하기야 우리도 결국 사랑이 낳은 자식들인 셈이니까요. 그렇지만 한편으론 참 사랑하기 어려워진 세상이라는 생각은 들어요.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하는 말이 있고, 연애는 그중에서도 포기가 가장 쉬운 조건이거든요. 만약 사랑이 곧 아름다움이라면 우리는 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사랑을 갈구하며 아름다움을 발견해야 할 텐데요. 지영 씨,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웃음)

 

작금은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잘 해내기를 요구하는 시대잖아요. 어렵죠. 우리는 그 모든 걸 다 잘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살아남기 위해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게 너무 높아지는 것만 같아요. 그럴 때일수록 저는 한 우물만 파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모든 걸 성취할 수는 없다는 걸 빨리 깨닫고 지금 내 앞에 있는 한 사람에 일단 집중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연애 상대에 무관심한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물론 일을 잘 해내기를 요구하는 세상에 사는 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조금만 더 시간을 내서 서로에게 정성을 기울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소중한 게 뭔지 생각해본다면 사랑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집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한다면 이 세상도 보다 아름다운 곳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냥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사랑하는 사랑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없다면 다른 어떤 일을 잘 해낸다고 해도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렇게 더 많이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대화를 마무리 해볼까요? 마치기 전에 가정을 하나 해볼게요. 만약 이 대화가 지영 씨가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대화라고 한다면, 어떤 말씀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사랑해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듣는 사람이 알 거라고 믿어요.

 

* 오지영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wisho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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