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을 즐기는 하상원의 Names of Beauty

July 17, 2016

 

상원 씨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가요?

  

살아보니 한 순간 한 순간이 제게는 다 다르게만 느껴져요.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언젠가 아름다움을 느꼈던 순간을 이제와 떠올려 봐도 그게 정말 아름다웠던 건지 확신하지 힘든 경우도 종종 생기더라고요. 

  

대답을 처음 준비할 때는 막연히 우리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절대적인 어떤 기준이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고민할수록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아예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게 되더군요.

  

결국 지금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느끼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당시 나의 마음이 무엇인가를 아름답다고 느끼고 싶을 때에만 그것은 아름다움이 되어 다가오는 것이죠. 아무리 근사한 것을 본다고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건 그냥 하나의 모양새에 지나지 않게 될 거예요. 

  

아름다움의 척도를 정해서 이게 포함되면 아름답고, 그렇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고 이야기하기엔 세상에 그런 요소가 너무 많고, 저 역시 변덕이 너무 심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아름다움이란 그저 시시각각 제게 다른 형태로 다가오는 것이고, 그럴 때 정말 중요한 것은 제가 가진 마음가짐일 뿐이죠. 제가 좋은 마음,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면 길거리의 개똥이라도 아름답게 보일 거예요. 그렇지만 제 기분이 나쁘고 마음이 상해있을 때에는 정말 황홀한 풍경이나 밤하늘의 별을 본다고 해도 단지 처량해 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원효 대사가 해골 물을 마시고 얻은 깨달음이 이랬을까 싶은데요. (웃음) 그렇다면 근래에 상원 씨가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과 그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듣고 싶네요.

  

최근에 중국에 다녀왔어요. 나무를 심는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거든요. 어느 날은 일정이 끝나고 밤에 야시장에 놀러갔는데, 그 야시장에서 반짝이던 불빛들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몰라요. 그때는 아무래도 여행이기 때문에 잠시 제 일상에서 벗어나 있고, 해서 매일 고민하고 신경 써야 했던 것들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있던 상태였죠. 그야말로 이 순간에만 충실하면 되겠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여유롭고, 절 괴롭히는 것들이 부재한 밤이었으니까요.

  

여행이란 그렇죠. 일상의 것들을 좀 내려놓게 되니까요. 특히 복잡하고 걱정스런 일들까지 비행기에 태울 필요는 없는 셈이죠. 

  

네, 최근에 여러모로 신경 쓰고 고민할 일이 좀 있었거든요. 제대를 하고 사회에 다시 적응하면서 무언가 이제 스스로 책임질 때가 왔다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그 일주일간은 그런 걱정 없이 즐겨야 할 일들이나 나무를 심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보니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훨씬 관용적인 자세였지 않았나 싶어요.

  

또 제가 주말마다 축구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땀 흘리며 서로 격려하는 사람들을 볼 때에도 아름다움을 느끼곤 해요. 적어도 운동장에서만큼은 공에만 집중하면 되거든요. 공이 움직이는 걸 쳐다보고 그걸 어떻게 풀어낼까만 생각하면 그만이죠. 그럼 저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운동장 밖에서의 고민들도 일시적으로나마 사라지고 말거든요. 그렇게 홀가분하고 열린 마음일 때 아름다움을 발견할 확률도 높아지는 거라고 믿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런 마음을 늘 유지하기란 참 어렵잖아요. 상원 씨는 어떤 방법으로 부정적이고 힘든 상황에서 빠져나오곤 하시나요?

 

일단 제가 혼자서의 공상이나 상상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어서, 기회가 되는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는 편이에요. 고민이라는 게 어쩔 때는 수렁 같아요. 거기에 빠지다 보면 제 시야를 스스로 가리게 되더라고요. 그럴수록 고민은 더 깊어지고 답답해지죠. 그러나 제가 찾아내지 못하는 것일 뿐 다른 방법은 언제나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는 제 문제가 별 거 아닐 수도 있고, 심지어 문젯거리가 되지도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물론 민감하고 난감한 고민이나 정답이 없는 문제들도 많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끝내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때도 많고요. 그렇지만 그 과정 속에서 뭔가 해소되는 기분 정도는 느낄 수 있어요.

 

다양한 관점을 구하려는 태도는 대개 바람직하죠. 모쪼록 어떤 방법으로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게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에도 필요한 일이겠네요.

 

스스로를 돌아보면 꽤 긍정적인 아이였다고 생각해요. 늘 웃고 항상 좋게 생각하려고 하고요. 고민이나 걱정에 부딪히는 때에도 거기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을 통해 늘 배우고 있다고 믿어요. 그렇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주 나쁜 일이란 어쩌면 없는 걸지도 모르죠.  

 

사실 아름다움은 예쁘다는 느낌보다 상대적이잖아요. 뭔가 예쁜 것을 가려낼 때는 쉽게 동의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예쁜 얼굴은 보통 누가 봐도 예쁘잖아요. 그렇지만 아름다움이라는 건 그보다 훨씬 상대적이죠. 그런 점에서 예쁨은 머리로 받아들이고 아름다움은 가슴으로 느끼는 거라고 믿어요. 그러니까 정말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죠. 그렇게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칠 텐데요. 이 모든 대화를 마무리하는, 상원 씨의 마지막 한 마디를 청해 듣겠습니다. 

 

요즘은 들은 말 중에 참 아끼는 게 있어요. ‘나는 신발이 없음을 한탄했는데, 길에서 다리가 없는 사람을 보았다’라는. 지금 제 신세가 아무리 어렵고 고단해 보여도 실은 그것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늘 제 밑을 바라보고 겸손할 수 있다면 세상도 더 아름다운 곳이 되지 않을까. 세상이란 어쩌면 그곳을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가짐인 셈이잖아요. 아름다움도, 다른 소중한 것들도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믿어요.

 

* 하상원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Alx_sa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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