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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유지원이 되려고 하는 유지원의 Names of Beauty

July 12, 2016

 

지원 씨는 아름다움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호불호나 주관이 뚜렷했던 편이에요. 제가 그런 사람이다 보니까 다른 사람을 볼 때에도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에 따라서 행동하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종합적으로 제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들을 한 단어로 이야기하자면 그건 ‘신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신념이라고 한다면 종종 단순히 믿음 뿐 아니라 그 뒤의 행동까지도 포함하곤 하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는 저도 신념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어요. 제가 원하고 옳다고 믿는 것들을 확신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할 수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 몇 가지 일들을 겪고 나서는 제 안의 그런 신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작년에 졸업을 하고 나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어요. 사회인이 되어 보니 저는 정말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고 그저 햇병아리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모든 게 커 보이고 두렵고 당황스러웠죠. 저를 이끌어주시는 분들께도 괜히 주눅 들고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제 주관이 흐려지고 내가 하려는 게 정말 맞는 건가 싶은 의문도 들었어요. 그간 저는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일단의 실패를 하고 나서는 회사에 들어가서 사회경험을 쌓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벌써 두 번 이직도 하고 그랬네요.

  

큰 회사도 그렇고 작은 회사도 그렇고 일 하다 보면 좀 더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사회생활이라는 게요. 돈을 번다는 게 정말 쉽지 않구나, 깨끗하게 돈을 버는 게 참 어려운 일이구나를 느꼈어요.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재밌어만 보이는 일도 막상 시작하고 나면 어두운 면도 알게 되는 거죠. 물론 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사업을 하다보면 으레 거짓말도 해야 하고 허풍도 떨고 하는 법이잖아요. 그런 걸 사업적인 센스라고들 하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많이 고민을 하게 됐어요. 자기모순이라고 해야 할까. 특히 그 사업적인 센스라고 하는 비양심적 행동들이 과연 나라는 사람과 맞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최근에는 엄마와 통화를 했어요. 엄마가 아직 사업 준비를 하고 있냐고 물으시기에 제가 못하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너무들 약은 것 같다고. 엄마는 누군가의 눈에는 너도 똑같이 약았을 거라고,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인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다들 이렇게 약은 세상에서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걸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나는 정말 사업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비위 안 맞춰주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든 걸까. 꼭 거짓말을 하고 허풍을 떨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요. 그렇게 한창 고민하던 중에 예전에 컴퓨터로 써놓은 일기를 우연히 읽게 됐어요. 딱 일 년 전에 쓴 건데요. 그게 어떤 내용이었냐면, 더러운 것들을 껴안지 않고도 내가 바라는 성공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어요. 그걸 읽고 깜짝 놀랐어요.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이렇게 포부에 가득 찬 아이였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거든요. 

  

지금은 여러 가지 일로 흔들리며 방황하고 있고, 어쩌면 이게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정말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소중한 태도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신념이 있는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수많은 ‘관례’ 속에서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는 힘이요. 물론 하나의 신념이 영원하지는 않을 수 있겠죠. 제가 믿는 것들이 언제 어떤 계기로 바뀔지도 모르고요. 그렇지만 일단 지금의 신념을 가지고 뚝심 있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건 분명 중요하다고 믿어요. 제게는 그게 아름답게 보여요.

  

좋아하는 영화 중에 <마스터>라는 작품이 있어요. 거기에 감명 깊게 들은 대사가 있는데요.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런 문장이었어요. ‘만약 네가 마스터를 섬기지 않고도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된다면, 우리에게 알려주게. 그럼 넌 사상 최초의 인물이니까.’ 여기서 마스터는 일반적으로 정신적 지주를 의미하는데, 저는 그게 신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나는 마스터 없이 살아갈 수 있나? 오래 고민하면서 지금 이른 결론은 결국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마스터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도그마의 위험이 있다고 한들, 신념 없이는 세상의 갖은 문제와 혼란을 헤쳐갈 힘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럼 지금 현재로서 지원 씨가 가지고 있는, 혹은 지향하는 신념은 무엇인가요?

 

제 방식대로, 그게 힘들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하기 싫은 건 하지 말아야겠다는 게 현재의 제 신념이에요. 좀 더 쉽고 편한 길이 있다고 해도 제가 믿는 정의나 선의 기준을 지키고 싶은 거예요. 사회에는 때로 정당하지 않은 관례들이 당연시되기도 하잖아요. 이상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이상한 비즈니스, 허위 마케팅, 뭐 그런 것들이요.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제 마음과 맞지 않기도 하고. 그럴 때 저는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 나도 그렇게 하겠다는 태도보다는 이게 정말 옳은 일인지 따져보면서 바꿀 게 있다면 바꿔야 한다고 믿는 편인 거예요. 지금까지는 과연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스스로의 방식을 고집해도 될지 혼란스러웠다면, 앞으로는 제가 옳다고 믿는 대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어쩌면 신념에 따라 산다는 게 아주 편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과 부딪히고 싸워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만약 정말 옳은 일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요. 사실 저도 아직 뭐가 옳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겠죠. 포기하지 않고. 그런 태도 속에서 모두가 그렇게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세상도 보다 아름다운 곳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신념이라고 하면 그 말 자체가 가진 어감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그냥 자기 생각을 가지는 거죠. 흔들림 없이 그걸 유지하는 거고. 그게 나중에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지금의 신념을 확고히 가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대화를 마치기 전에 하나 더 여쭤볼까요. 지원 씨는 지금 당장 마지막 말을 해야 한다면, 어떤 말을 남기면서 이 모든 걸 마무리하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드린 말씀이랑 비슷한 맥락인데요. 살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들이 모여살고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꼭 모두의 이해를 받을 필요도, 그럴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그냥 스스로를 드러내놓고 솔직하게 살면 그만이지 않을까. 작위적이지 않게 그냥 자기 자신의 삶을 사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마지막이라면 그런 말을 남기고 싶어요.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은 그냥 휘발되거든요. 솔직한 말이 오래 남죠.

 

* 유지원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uz1_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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