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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의 달인을 꿈꾸는 김수한의 Names of Beauty

July 4, 2016

 

수한 씨,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름다움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좋은 느낌, 혹은 행복한 느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에 따라 아름답다는 말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불쾌한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둘이 완전한 동의어가 아니더라도 어떤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여요.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은 언제 행복한 느낌을 받는지를 좀 생각해봤어요. 찬찬히 돌아보니 저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좋더라고요. 예를 들어 제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많이 하는 편인데, 사람들이 던지는 농담 중에는 정말 시시하고 웃기지도 않는 말들도 많거든요. 재미없다고 그냥 묻히고 마는 글들도 많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그렇게 사람들을 웃겨보려고 노력하는 마음과 그 마음에서 비롯된 다양한 생각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 광장을 더 다양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거든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보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그런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보기 좋아요. 모두가 서로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혹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얼마든 공생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 자체가 이미 아름다움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름다움, 혹은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건 그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하루하루에 깃들어 있다고 믿어요. 다양성을 인정하자고 해서 반드시 거창하고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자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다 다르잖아요. 그럼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만 해도 훨씬 살만한 곳이 되는 것이고, 그게 제게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거예요.

  

저 스스로도 그런 경우를 대하면서 많이 배워요. 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비슷한 방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겠구나, 하면서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보기도 하는 거죠. 그런 일들이 거듭될수록 세상은 더 많은 의견들, 더 다양한 주장들이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터가 될 거라고 믿어요. 그 시작이 바로 다양성의 인정인 셈이죠. 아주 소소한 것이라고 해도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사실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한 씨는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저는 다른 사람을 볼 때 최대한 좋은 쪽을 발견하려고 해요. 간혹 살다보면 늘 불평이나 험담을 달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잖아요. 물론 단점 없는 사람은 없죠. 완벽한 사람도 없고. 이야기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 타인을 깎아내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사실 좋은 면만을 바라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법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에도 늘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해요.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좋아, 참 괜찮은 사람이야, 하고 말하다 보면 정말 세상에 같이 살지 못할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차피 우린 다 다르니까 아무리 숙고한다고 해도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을지도 몰라요. 그럴 때는 그냥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면 되는 거예요. 이런 작은 실천부터가 어쩌면 다양성을 위한 움직임이 아닌가 싶어요. 말하자면 이런 거죠. 어, 이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하네.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었는데. 나와는 다르지만 분명 배울 만한 부분이 있구나. 우린 다르고 또 다양하구나.

 

현대 사회에도 나와 다른 세력에 대한 혐오가 아직 존재하는 게 사실이죠. 수한 씨는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시나요?

 

경제적으로 사상적으로나 우리 사회가 적지 않게 양극화되어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내가 당신의 의견에 반대할 지라도, 당신이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싸우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거죠. 물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의견의 하나로서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런 경향이 너무 과해지면 자연히 다양성은 폄훼되죠. 그 외의 다른 생각도 같이 해볼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인 거죠.

 

생각해보면, 다양성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고집이나 편견 때문인 것 같아요. 마음에도 관성이 있어서 계속 믿어온 대로, 교육받은 대로 생각이 굳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니까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눈치를 너무 많이 보기도 하고요.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틀린 거라고 생각하고 눈치 보는 문화가 실은 다양성의 박멸이거든요. 그렇게 보면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차이는 세대가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 수 있다고 믿어요.

 

그렇다면 수한 씨는 앞으로도 수한 씨가 믿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다양성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직업적으로도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가요?

 

네, 사실 몇 가지를 생각해둔 게 있어요. 그 중에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우리 사회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걸로 돈을 벌어서 생활을 꾸리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거든요. 본인은 취미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대단하다 싶은 일들이 있잖아요. 이런 재능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 할 것 같아도 그걸로 막상 수익을 내지는 못하시는 거죠.

 

저는 그런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마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연예인 지망생을 섭외하는 듯이 그렇게 남과 다른 재능을 가진 분들을 세상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요. 제가 영상 찍는 걸 좋아하니까 그런 제 나름의 기술을 발휘할 수도 있을 거고요. 만약 잘만 된다면 그동안 자신을 규격화 해온 사람들에게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어떤 사례를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이 사는 방식대로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삶의 다양성인 거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다양한 삶의 형태가 가능하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하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만약 그런 일을 하면서 저 역시 생계가 가능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제 스스로 증명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 걸 보여주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은 이렇게 마치도록 하고, 한 가지를 더 여쭈면서 대화를 마무리할게요. 지금 나눈 이 대화가 수한 씨의 마지막 대화라고 가정하고, 한 마디 말을 남기며 모든 걸 끝낸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수한 씨의 마지막 말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요.

 

마지막이 된다는 것, 참 실감하기 힘든 것이라 그런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한 마디를 굳이 남겨야 한다면 이런 거예요.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참 많고, 참 행복하게 살다 가는구나. 정말로 행복하게 살다가 웃으면서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게 살아봐야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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