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로서 당당한 아름다움, 박보혜의 Names of Beauty

June 20, 2016

 

보혜 씨께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로 말씀을 드린다면 아름다움이란 ‘자기다움’이라는 생각을 해요. 저는 모든 존재가 각기 다 다르고 누구나 나름의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데요. 그게 발현되는 순간, 말하자면 가장 그답게 존재하는 순간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꽃을 보면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들판에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어느 것 하나 똑같이 생긴 게 없거든요. 어떤 꽃은 위쪽엔 둥근 꽃잎이 펴있고 아래에는 뾰족하게 수염처럼 꽃잎이 나있기도 하고요, 같은 품종이라도 질감이나 색이 다 다르기도 하죠. 들판은 그렇게 다양한 생生들의 광장인 거예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누구 하나 남과 같은 사람이 없어요. 쌍둥이라고 해도 가만 보면 각자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고요. 생김새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취향은 각자 천차만별이기도 한 법이잖아요. 개인의 성향이나 개성은 고유하고 유일한 것이니까요. 저는 그런 사실이 다행스럽고, 또 아름답다고 느껴요.

  

요즘 세상은 대개 정답을 요구하잖아요. 미의 기준을 세워두고 거기에 부합하거나 가까운 것들만 아름답다고 여기고 다른 건 솎아내곤 하는데,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요. 아름다움은 어떤 하나의 기준으로 가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본래 다양한 것이고, 우리가 가진 각자의 다양한 개성을 제대로 발현할 때야만 드러나는 무엇이라고 믿어요.

  

그럼 보혜 씨가 느끼는 박보혜다운 모습, 이른바 보혜 씨의 자기다움은 어떤 건가요?

  

저는 저만의 키워드를 발견했는데요. 그 키워드들이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리라고 믿고, 또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 키워드는 네 개, ‘경험하다’, ‘성찰하다’, ‘표현하다’, 그래서 ‘위로하다’예요.

  

일단 저는 경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보석이나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건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오직 가지고 있는 욕심이라고 한다면 많은 경험을 하는 것, 제가 직접 몸으로 뭔가 해보는 거였어요.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 그냥 끝내는 게 아니라 거기서 뭘 얻을 수 있었는지, 어떤 의미였는지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렇게 경험하고 성찰한 바를 표현하는 걸 즐겨요. 글을 쓰는 걸 좋아하다 보니 지금도 매일 일기를 쓰고요. 예전에는 개인 SNS를 운영하면서 다른 분들과 그 글을 나누기도 했어요. 단순히 글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들은 온몸으로, 즉흥극이나 춤을 추면서 표출하는 편이에요.

  

저는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게 누군가를 위로하는 몸짓이기를 바라요. 좋은 경험이든 그렇지 않든 살면서 최대한 많은 걸 겪어보고 그걸 반성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마지막 키워드인 ‘위로하다’가 갖는 의미가 바로 그런 거예요.

  

전 그게 저다운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고, 이 네 가지 것들을 실행할 때 제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요.

  

앞으로도 이 네 가지 키워드가 보혜 씨에게 삶의 지표가 되어줄 것 같은데요.

 

그럼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제가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길 때 가장 큰 근거가 되어 주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한편으로 이런 키워드를 발견하는 게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자신을 가장 자기답게 만들어주는 게 무엇인지를 아는 건, 다시 말해 가장 아름답게 사는 방법을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 당당함, 존재 자체만으로도 꽉 찬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거죠.

 

전 일상에서와 같이 직장에서도 저답게 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현재 제가 마리몬드에서 일하고 있는 순간은, 제 인생의 방향과 마리몬드의 방향이 접점을 이루고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마리몬드가 하고자 하는 일과 저답게 사는 일이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어요. 그런 점에서 특별한 시너지가 생기기도 하고요. 지금 가장 저다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죠.

 

자기다운 게 무엇인지 아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약간은 어렵고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네요.

 

실은 지금 마리몬드에서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자기발견학교’라는 건데요. 5주 동안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공유하고 돕는 과정이에요. 이런 역할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스스로를 알고 그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이 세상의 아름다움도 분명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믿어요. 제가 그 과정 속에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고 싶은 이유도 그래서인데요. 우리가 진정 우리다울 때,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게 아니라 진짜 우리가 되어 살 때 세상은 더 행복하고 살만한 곳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물론 사람이라는 게 살면서 늘 변하고 흔들리는 존재라서, 지금의 저도 스스로를 완전히 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아는 데까지만 알 수 있을 뿐이죠.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알아가기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니까요. 어쩌면 이 삶이 다할 때까지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인생에는 끝까지 되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는 법이잖아요.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으리라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 가지를 더 여쭙고 싶은데요. 만약 이 대화가 보혜 씨의 마지막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말을 남기면서 마무리 하고 싶으신 지가 궁금한데요.

 

마지막이라면,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껏 말씀드린 것과 동일한 맥락인데요. 사실 자기 자신을 아는 과정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죠. 우리는 아름다움을 생각할 때,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때에만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법이라고 믿어요.

 

그 사랑이란, 아무 결점 없는 사랑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한 사랑’이라고 할까요. 만약 지금 남기는 이 말이 제 마지막 언어라고 한다면, 전 남겨진 사람들에게 당신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사랑엔 조건이 없었다고, 그저 당신이라는 존재만으로 온전히 사랑했노라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당신들을 그렇게 사랑했으니 당신들도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을 조건 없이, 수많은 결점들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주기를, 그럼으로써 존재 자체로서의 아름다움을 발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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