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노래하는 이은솔의 Names of Beauty

May 12, 2016

 

은솔 씨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저는 그걸 우리가 맺는 관계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을 사귀고 관계를 맺는 일이 좀 막연하게만 느껴졌었거든요. 스스로도 서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렇게 지내다 요새 들어 부쩍 많은 사람들을 깊게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 자연히 감정이나 생활의 기복이 커지기도 하고 여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일상을 접하고 있죠.

 

어느 날은 친구 집에 한 다섯 명 정도가 모여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한참 웃고 떠들다가 문득 제 건너편에 앉아 있는 친구와 눈을 마주쳤어요. 그런데 친구의 눈 속에서 장소나 사람들에 향한 꾸밈없는 애정이 묻어나고 있는 거예요.

 

그걸 바라보고 있자니 어떤 계산이나 의도 없이 서로 사랑하고, 같은 분위기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참 아름답고 근사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더라고요.

 

사람들끼리 맺는 관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관계의 어떤 점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이 모였다가 흩어짐에 따라 흥망성쇠 하는 게 자연스런 관계의 양상인 거잖아요. 그게 두 명이든 세 명이든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든 간에요.

 

중요한 건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의 수가 아니라, 그 관계 속에서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신뢰를 쌓아 나가면서 나누는 대화는 결코 가볍지 않거든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어주고 이해해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은 분명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확신해요. 그런 관계를 맺는 일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니까요. 순간순간이 아까울 정도로요.

 

해리포터 보셨어요? 거기 보면 기억을 머릿속에서 뽑아서 실처럼 돌돌 말아 보관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펜시브'라고.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저도 그렇게 기억을 저장해두고 싶어요.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니까요.

 

결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솔직하고 진실한 마음가짐인 거군요.

 

관계를 맺다 보면 가끔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잖아요. 예전에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이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이 엇갈리는 지점에서 관계의 건강함이 드러나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의견이 다르더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말을 모으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그 끝이 합의일 수도 있고, 그냥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데에서 그만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해보려는 태도요. 아마도 그게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겠죠.

 

만에 하나 결국 관계가 끝난다고 해도 그 속에서 겪었던 수많은 부침에서 얻는 교훈도 크다고 생각해요. 끝난 관계라고 해서 실패가 되거나 의미 없는 기억으로 전락하지는 않는 거죠.

 

단단했던 바위가 깨져도 돌멩이나 모래가 되지 바로 사라지지는 않는 것처럼, 관계를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다고 해도 그 기억만큼은 어떤 식으로든 삶에 남아 나름의 방식으로 역할을 한다고 믿어요.

 

속해 계신 <다슬기밴드>에서도 그런 아름다움을 발견하시나요?

 

밴드에 들어간 지는 아직 오래 되지 않아서(웃음). 그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또 저희 음악을 들으러 찾아온다는 사실이 제게는 아주 새로운 경험이에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진도 찍히고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 맺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전에는 친구가 사진 찍는 것도 불편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웃기도 하고 그래요.

 

말하자면 나를 밖으로 꺼내놓는 계기가 되었달 까요. 그런 식으로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밴드 활동의 고마운 점이예요. 앞으로도 이런 연습을 통해서 관계 맺는 일을 더 잘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감사합니다. 하나 더 여쭐게요. 은솔 씨는 혹시 삶에서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삶에서 남겨야 할 말이 있다면, 늘 고맙다는 말뿐이에요. 만약 지금 죽는다고 해도 이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고, 모두 당신들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 <다슬기밴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dsgband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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