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최김유리의 Names of Beauty

April 22, 2016

 

유리 씨에게는 어떤 것들이 아름다운가요?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는데, 일단 저는 종교가 있으니까요. 결국 제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예수의 삶인 것 같아요. 스스로도 그걸 지향하면서 살고 있기도 하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이런 거예요. 보통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예수는 신의 아들이고, 굳이 세상에 오지 않아도 되는 신적인 존재거든요. 그럼에도 기어코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내려온 거죠.

 

말하자면 '밑으로 내려온 삶'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똑똑한 사람이나 많이 가진 사람은 사실 그들의 세계에서 살아도 그만인 건데, 예수는 애써 빈촌을 찾아 다니면서 병자와 창녀들을 만나고 치유하면서 희망을 준 인물이잖아요.

 

낮은 곳으로 임해서 약자를 배려하는 모습. 돈이 많건 없건, 여자건 남자건, 나이가 많건 적건, 그런 세상이 정해 놓은 규칙과 룰을 다 제쳐 두고 오직 모두를 평등하게 사랑하려는 마음. 그런 게 제게는 아름다워 보여요.

 

그렇다면 그것을 굳이 '예수의 삶'이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있나요? 우리 주변에는 꼭 신의 아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평생을 봉사의 자세로 살다 가신 분들이 계시잖아요.

 

물론 일생을 헌신하시는 모든 분들의 삶이 전부 아름답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하필 예수의 이름을 앞서 말한 이유는 바로 이런 형태의 아름다움을 제게 처음 일깨워 준 것이 예수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예수의 일생을 접하면서 그렇게 자신을 낮추는 삶이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거든요. 만약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면 아마 전 오늘 아예 다른 대답을 했을지도 몰라요.

 

성경을 읽고 예수가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살 수도,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된 덕분에 그와 비슷하게 사신 분들을 알아 볼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예수의 삶으로 인해 제가 아름다움에 눈을 뜰 수 있게 된 거죠.

 

그렇군요. 그럼 유리 씨는 왜 그런 삶에서 감동을 느끼신 건가요?

 

사람들은 경주마처럼 그냥 자신의 삶을 향해서 달려가는 거잖아요. 그러는 도중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 판에서 배제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기는 쉽지가 않죠. 꼭 그래야 할 필요도 없고.

 

한국 사회는 물론이고 지구촌이라고 하는 곳에서도 차별이나 제외는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부분은 그냥 모른 체하고 각자 갈 길을 가면 그만인 거죠. 그러기에도 충분히 바쁜 인생이니까요. 어쩌면 사람이라는 건 동물이 원래 그렇게 지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예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자신의 품을 내서 주변을 돌아보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일부러 광화문에 가고, 비가 오는데도 맞고 서서 구호를 외치고, 여기에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거죠.

 

얼핏 보면 나랑 전혀 무관한 일인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몰라요. 어떤 선 같은 걸로요. 우리 중 일부는 그 선을 발견했을 때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인 거고요.

 

선이라고 하면,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들이라는 뜻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모든 사람들은 다 연결이 되어 있는데, 내 삶만 살면 이런 연결점들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어떤 이는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지만, 다른 이는 돈을 주고 그 순간의 몸을 취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다가 문득 우리를 잇고 있는 선을 알아챘을 때, 이게 그냥 내가 손 놓고 볼 일이 아니구나, 이건 저 사람의 일인 동시에 나의 일이기도 하구나 하고 자세를 고쳐 잡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그런 태도, 이를테면 타인의 불행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속상해 하고 같이 소리쳐 주고 아파해 주는 모습이 제게는 아름다운 거예요. 그건 어쩌면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고 쉽게 마음먹을 수 있는 일도 아니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성경 문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즐거워하는 사람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신앙과는 관계없이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믿어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고요.

 

그럼 유리 씨는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예수의 삶을 지향하고 계시나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자주 광화문에 나가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도 있다고요.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남기고 싶은 말은, 팔팔하게 살고 싶다(웃음). 제가 일하기 시작한지 벌써 삼년인데요. 일하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이 제가 차분해졌다고들 해요. 그건 그나마 좋게 말한 거고, 뭐랄까 생동감이 사라진 느낌이에요. 재미없는 삶을 살게 되었달까.

 

다시 팔팔하게 살고 싶어요. 생동감 넘치게. 그래서 타이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생동감 넘치는' 최김유리의 Names of Beauty라고. 좋다, 그렇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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